한냥, 두냥을 만나다

Posted by Naveen
2014. 7. 14. 17:23 Cats/OneCat, Two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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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3년 04월 10일 부터 2013년 04월 21일 까지의 기록입니다.


한냥이가 우리 집에 온 지 일주일.

조금씩 적응하던 한냥이를 두고 처갓댁에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던 날, 한냥이는 우릴 보고 한시간을 울었더랬죠.


그래서 계획보다 빨리 두냥이 입양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묘종은 오랜 장고 끝에 아메리칸 숏 헤어 -일명 아메숏- 남아로 결정!


2013년 04월 10일

연차를 내고, 케리어를 들고, 두냥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뭐 미심쩍은게 많은 입양처였는데, 일단 그건 패스~



처음에 한냥이가 놀랄까봐 입구를 벽쪽으로 돌려 서로 마주치지 못하게 했는데,

한냥이가 두냥이의 냄새를 맡았네요.

케리어 안에 들어 있는게 뭐냐고 궁금중을 내비칩니다.



"저건 무슨 생물이다냥?"

한냥이가 두냥이를 빤히 쳐다봅니다.

참고로 저 케리어 겁나 무겁습니다.

저때는 그냥 그려러니 했는데 애들이 성묘가 되고 나니 가벼운 케리어가 장땡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첫 대면!

낮선 곳에 도착한 두냥이는 어리둥절 하군요.

한냥이는 두냥이 냄새를 열심히 맡습니다.

왠지 똥꼬 냄새만 맡는거 같다면 그건 착시현상입니다.

신기한 것(?)을 본 한냥이는 잠깐 두냥이를 만졌다가 졸졸 따라다니네요.



처음 두냥이는 상태가 이랬어요.

목 조르는거 아닙니다;;;


입양처에서 볼때는 몰랐는데 눈물이 가득 고여있네요.

아무튼 뭐 유기묘가 따로 없군요.

왠지 눈병의 향기가 가득 나죠?

병원에 데려가보니 역시 눈병이라고 하더라구요.

입양 첫날부터 한사발 타왔습니다.


다음날 입양처에 전화를 걸어 전염성 눈병이 의심되니,

어미묘와 이미 입양 간 새끼들을 병원에 데려가보는게 좋겠다고 전해드렸죠.

돌아오는건 그럴리가 없다는 싸늘한 대답뿐이었습니다.

아오... 지금 생각해도 뒷목이 땡기네요.




두냥이가 신기한 한냥이는 두냥이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고,

초보 집사인 우리는 혹시라도 둘이 싸울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슬슬 한냥이가 두냥이에게 적응하면서 슬슬 겁이 없어지기 시작합니다.



아아.. 불쌍한 두냥.

졸지에 아는 사람 아니 고양이 없는 세상에 끌려나와 장난감 취급을 받고 있네요.

잘 보면 한냥이가 두냥이를 적으로 생각하고 공격하는게 아니라 놀고 있는건데,

작디 작은 두냥이는 겁에 질려 식탁 밑에서 나오질 못하네요.



집사 품을 독차지한 두냥이를 인상쓰며 노려보는 한냥이군요.

이때쯤해서 한냥이 인상이 더러워지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할아버지 표정이 나오더라구요.



일단 맨발 사진 죄송합니다. (__ a

이때가 두냥이 입양 다음날이었는데, 퇴근하고 집에서 밥을 먹던 중이었어요.

두냥이가 다가오자, 한냥이가 "이 집사는 내 집사다냥!" 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알박기를 시도하네요.

허허허... 이 집사는 너희 모두의 것이니라~



보통 두달에서 세달정도 된 고양이는 건식 사료를 먹기 시작하는데 두냥이는 건식 사료를 잘 먹지 못했죠.

입양처에서 습식 사료를 가끔 줬다고 하는데,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새끼 고양이가 장기가 섭취하기엔 적당치 않은 사료였던지라 설사가 있었어요.

그래서 키튼 사료 -새끼 고양이용- 를 분유에 불려 줬습니다.

어찌나 잘 먹던지...

그 먹성이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을껄 알았다면 이게 그렇게 뿌듯하진 않았을텐데...


참고로 고양이는 사람용 우유를 먹으면 안되요.

참치캔도 주지 마세요.

설사해요. ㅍㅍㅅㅅ.

길가다 길 고양이가 밥 달라고 냥냥 거리면 소시지생수를 사다 주세요.

길고양이들에겐 깨끗한 물이 아주 귀해요.

소시지도 염분이 높아 안 좋긴 한데 굶는것 보단 그거라도 먹는게 좋으니까요.



눈약가루약을 병행한지 하루 지났네요.

저 꼬질꼬질한 모습을 보세요. ㅜ_ㅜ

어린놈이 얼마나 힘들꼬...

그래도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인데 조금 괜찮아진 모습입니다.



자기 영역을 두냥이에게 쪼개준 한냥이의 시름은 날로 깊어져가고...

드디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의 깨우침을 알게되자 득도를 하게 됩니다.



득도한 한냥이가 꼬질꼬질한 두냥이를 그루밍 해주네요.

조금 괴롭히더니 두냥이가 불쌍해보였나봐요.



그 후로 이틀.

둘이 햇빛을 받으며 낮잠을 자네요.

왠지 눈물이 나는군요.

한냥이가 두냥이를 괴롭히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그 삐뚤어진 마음 빨리 고치세요.

두냥이의 눈을 보세요. 얼마나 평화로운지...



그렇게 일주일 뒤, 둘은 없으면 못 사는 사이가 됩니다.

일년뒤엔 서로 없는척 사는 사이가 되지만...


두냥이가 여리디 여린 여자, 한냥이가 "오빠 믿지?" 하는 늑대남으로 보이네요.

왜 성별이 뒤바껴 보이는거니.. ㅜ_ㅠ



그럼 다음 시간에~~

바이 바이~ 짜이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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