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길 고양이를 발견하다

Posted by Naveen
2014. 7. 15. 15:30 C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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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인 11일에... 그러니까 금요일이죠.

저녁 10시가 한참 넘어 집에서 티비를 보며 불금을 즐기고 있는데, 희안하게 새끼 고양이 소리가 나는거에요.

그 애니팡 퍼지는 듯한 소리...

먕~ 먕~ 먕~


이게 뭔 소리지? 하고 밖을 쳐다 봤는데 저희 집이 19층이거든요. 뭐가 보일리가 있나;;

부랴부랴 옷을 입고 1층으로 내려가서 다시 고양이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렸지만 조용~~~ 하더군요.

그래서 잘못 들었나 하고 다시 집으로 컴백홈.


근데 한참뒤에 다시 소리가 들리네요.

먕~~! 먕~~! 먕~~!

아까보다 큰 소리가 들려서 다시 옷을 입고 내려가봤어요.


설마 진짜 새끼 고양이인건가?

진짜 고양이면 어떻게 해야하지?

막 고민을 하고 내려갔죠.


1층 현관을 나서자 마자 큰 소리로 먕~ 먕~ 먕~ ㅜㅠ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가봤는데 글쎄 아직 한달 정도 밖에 안 되 보이는 새끼 고양이가 화단에서 기어나오네요.



아.... 

진짜 새끼 고양이었어

와이프랑 저랑 둘이 다가가자 아둥아둥 기어서 따라오더라구요.

조금 움직여서 먕먕 울면서 졸졸 따라다녀요.

이때부터 멘붕이....

어떻해야하지 시간이 늦었는데 119를 눌러야 하나 아닌데 119는 이럴때 부르라고 있는게 아닌데 야생동물 구조협회에 연락해야 하나 근처 동물 병원은 전부 문을 닫았는데 집에 데리고 들어가면 한두냥이가 놀라서 덤비지 않을까 혹시 데려갔다가 한두냥이에게 병균이 옮진 않을까 누군가가 입양을 안 해가면 키워야 하나 네마리를 키우기엔 역부족인데 어미가 근처에 있는게 아닐까 어미 고양이가 잠깐 자리를 비웠을 수도 있으니 일단 지켜보라고 그러던데 일단 케리어를 가지고 나와야 하나



어떻해야 하지 고민하는 사이에 동네 주민들이 나오기 시작하네요.

멀리 떨어져서 혹시 어미냥이 나타나지 않을까 지켜보다가 해코지 하는 사람이 있을까 다시 다가갔습니다.

다들 "어떻해 어떻해"를 연발 하며 어쩔줄 몰라 하시네요 ;ㅁ;

물도 떠다 주시고, 박스를 들고 나오시고, 키울 만한 사람 알아본다고 그러시고...

이런 아름다운 동네 주민들 같으니라구



새끼 고양이 성별 구별을 잘 못하지만 잠깐 살펴보니,

갈색 아이가 남아, 희색 아이가 여아 같네요.



일단 눈도 맑고 몸도 깨끗하고 응꼬도 깔끔한걸로 봐서 건강은 이상이 없어 보여요.


주민들 제보로는 한참을 울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어미냥은 돌아오지 않을거 같았어요.

어미냥이 먹이를 구하러 갔다가 사고가 났거나... 그랬겠죠.....



저희가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둘 다 일을 하는지라 낮에 새끼 고양이를 집에 따로 둘 수가 없어서 차마 그럴 수가 없었네요. ;ㅁ;

새끼들만 집에 있으면 모를까 한냥이랑 두냥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그렇다고 당장 휴가를 쓸 수도 없고


다행히 사진에서 고양이를 잡고 계신 분께서 일단 집에 데리고 가본다고 하셨어요.

따님이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셨다고...

하지만 집에 아직 애기가 있어서 집에서 키울 여건이 안되면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내실거 라고 하셨어요.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신다며 제 연락처를 받아 가셨는데, 별 문제 없는건지 아직 연락이 없네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며....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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